프론트엔드 개발자 스타트업 취업 후기

· #후기 #취업 #react

비전공자의 면접 후기 및 프론트엔드로 취업하며 느낀점

마포구청 일자리사업단에서 근무한지 벌써 7달이 되었다. 면접, 과제등으로 최근 블로그 포스팅을 소홀히 하게 되었다. 웹개발을 시작하고 취업을 하기까지를 정리해보고, 면접 후기 및 취업 후기를 적어보았다.

  • 근 2달간 6번의 면접을 보았고, 중견기업 2번, 중소기업 1번, 스타트업 3번이었다.
  • 그 중 스타트업 두 곳에서 합격을 했고, 한 곳에 입사하기로 결정했다.

국비교육

나의 경우, 비전공자이고 2020년에 국비교육으로 python django를 통한 웹개발을 처음 접했다. 게시판 CRUD, oracle, mysql를 통한 RDB 구축, AWS ec2 배포등 프로젝트에서 백엔드 역할을 맡았다.


페이지네이션, social login 구현 등을 하기도 했고, 알고리즘도 프로그래머스 2단계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었다. 돌이켜보면 취업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긴하다. 하지만, 그때는 자신이 없었다. 기능구현 자체에만 빠져있어 웹개발의 원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어떻게든 동작만 하는 스파게티 코드를 만들었고, 학원이 끝나고 면접을 볼때가 되자 겁이 났다. 시간을 많이 투자했음에도 python 기본도 기억이 잘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취업 자체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도 있었다.

백수생활

그렇게 일년 이상을 집에서 쉬었다. 중간중간 혼자 뭔가 웹사이트를 개발해볼까 생각이 들었지만 실행하지는 못했다.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시절, 오랜만에 만난 후배가 내게 저전력모드 같다고 했었다. 주변에선 나를 무기력하다 볼 수도 있었겠지만 스스로는 백수생활이 나쁘진 않았다. 그즈음 2021년 여름, 미루던 졸업을 하게 되었다.


집에 누워 시체처럼 지낸지 시간이 오래되자 몸이 점점 안좋아졌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들과 설악산에 올라가게 되었다. 등산이라면 자신있는 나였는데, 공룡능선 14시간 산행하면서 죽을뻔했다. 다 내려와서 힘이 정말 다 빠져서 5분정도 실신해있었다. 그때 정말 내 건강이 나빠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1년 뒤 다시 설악산에 도전하겠다는 마음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달리기

군대에서 헬스했었고, 전역 후 자전거를 제법 탔지만 달리기는 제일 싫어하는 운동이었다. 흔히 그렇듯 달리기는 재미없고 힘든 운동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처음은 힘들었다. 3km를 달리면서 첫 500m조차 죽을 것 같았다. 꾸역꾸역 3km를 채웠고, 그렇게 그냥 했다. 산책할 겸, 바람 쐴 겸 8월에 시작한 달리기는 10월 즈음 바람이 서늘해지면서 점점 몸에 익어갔다.


이슬비가 오던 가을의 흐린 날, 그냥 바람 쐴 겸 나가서 평소처럼 트랙을 뛰었다. 그냥 힘들고 싶지 않아서 천천히 뛰었는데 왜인지 몸이 가볍고 힘들지 않았다. 기록을 보니 힘들게 뛰던 다른 날보다 훨씬 단축되어 있었다. 그 날 이후론 달리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사라졌다. 기록을 재면서 뛰지도 않고 그냥 산책하듯이 집주변 이곳 저곳을 뛰어다녔다. 달릴 수 있는 거리가 점점 늘어나 겨울 즈음엔 10km에 이르게 되었다. 시체놀이는 계속되었고, 보름마다 낮과 밤이 바뀌는 생활은 계속되었지만 달리기는 꾸준히 했다. 영하 -10도든, 새벽 4시든, 눈이 오든 이틀에 한번 정도씩 달리기를 했다. 오히려 사람이 없는 거리를 달릴 때가 내겐 좋았다.


2022년 새해가 되었고, 턱걸이와 팔굽혀펴기도 시작하게 된다. 기존에 하던 독서모임도 좀 더 활발하게 참여했고, 그외에도 도서관을 이용하며 책을 읽곤 했다. 나이가 29살이 되었고, 내년에 서른이라는 생각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다보니, 슬슬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즈음, 도서관 공고에서 마포구의 뉴딜일자리 사업 구직 포스터를 보게 되고 지원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때는 그 간단 자소서쓰고 서류작성하는 것에도 신경이 많이 쓰였다. 면접도 긴장해서 벌벌떨면서 보았으니 말이다.

프론트엔드 취업준비

결과는 합격이었다. 그때, 불합격했다면 지금쯤 어디서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어찌되었든 이전 학원에서 실패했던 경험을 토대로 개발자로 취업하기 위해 차근차근 스스로를 관리했다. 블로그를 운영하고, TIL를 작성하고, 깃허브 풀심기, 알고리즘풀이, 스터디 등등 그때 개발자가 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다고 했던 점들을 해냈다. html, css, javascript를 배웠고, 5월 말엔 react를 접하게 되었다.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면서 자신감이 생겨났다. 그런 자신감이 한때 과잉이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모두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블로그를 운영하고, notion에 공부한 것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었다. 이런 시간을 이론적 공부, 혹은 개발에 투자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는 기록하고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몇 명 보지 않는 블로그지만 누군가 내 글을 읽어주는 것이 신기하고 뿌듯하다. 기록하는 습관은 기억과 학습을 분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또 학습한 부분을 정리할 수 있어 면접에 있어서도 도움이 되었다.


처음 시작하면 공부의 왕도를 찾게 된다. 나도 빠르게 취직하기 위해 프론트엔드를 선택했고, 그렇기 때문에 빠르게 취업하는 왕도를 찾으려 고민했다. 유튜브를 보기도 하고, 지인들에게 물어보기도 하며, 이것 저것 시도해 보았다. 알고리즘, cs공부, js문법, 브라우저공부, 면접준비 공부 등등 뭔가 할게 많았다. 중구난방으로 하면서 시간을 많이 낭비했다. 그것은 내 성향이기도 하다. 하지만 하나하나 해나가려고 했다면 좀 더 오래걸리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가장 중요한 점은 그냥 실행하는 것이고, 두번째로는 계속 왕도를 찾으려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냥 공부, 개발을 하고, 지속적으로 더 좋은 방법을 찾으려는 자세. 그 자체가 중요한 것 같다. 그래도 지금 프론트엔드로 빠르게 취업하고 싶다면 html,css는 기본이고, js,react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알고리즘, cs는 멀리 본다면 필요하지만 스타트업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당장 투입될 인력이 필요하다. TDD, 개발프로세스보단 빠르게 개발하고 성장해야하기 때문에 실무적인 지식이 급선무다. 점핏, 원티드, 사람인 등에서 프론트엔드 공고를 보면 react, rest api, typescript, next 등이 많이 보인다. next의 경우 B2C 서비스 회사에서 많이 쓴다. 솔루션 회사의 경우 react만으로도 가능하다. typescript는 거의 필수가 되었다.

면접 후기

7월 중으로 원티드에 간단한 이력서를 작성했다. 7월 말에 한 기업에서 연락이 먼저 왔고, 경험 삼아 면접을 보았다. 판교에 위치한 saas기반 b2b 솔루션 회사였다. 올해 새로 만들어진 프론트엔드팀에서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하는 인원을 뽑고 있었다. 편안한 분위기로 면접이 되었고, 기본적인 인성 및 실무 지식을 위주로 면접이 진행되었다.

면접을 보고 나서는 재밌게 말한 것 같아 좋은 느낌이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많이 부족했다. 실무적인 면에서 많이 부족했고, 회사에 대해 묻는 질문도 너무 피상적이었다. 결과는 계약직으로 1년 근무하는 것을 제안받았고, 나는 거부했다. 판교까지는 너무 멀었고, 계약직으로 일할 바엔 마포구청에서 더 성장하여 다른 기업에 취업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7월 말에 노션으로 대략적인 이력서를 만들었다. 코딩테스트를 보고 한 중견기업에서 8월 말 면접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곳도 판교에 위치한 게임회사였는데, 1시간 이상 면접이 진행되었다. 비전공자라 그런지 CS관련 지식과 OOP관련 지식을 많이 물었다. 나는 그쪽으로는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기에 모른다고 답했다. 면접 중 영어 직독직해를 했는데, 스스로 영어가 많이 부족함을 느꼈다. 중견기업이라 그런지 확실히 면접 난이도가 있었다. 면접관이 안타깝다며 열심히 해야한다고 말해주셨다. 만약 뽑히더라도 들어와서 엄청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는 자연스럽게 탈락이었다. 스스로 부족함을 느낄 수 있었고, CS지식 및 면접 기본 질문들을 학습했다.


두번째 면접을 보고 이력서를 주변 동료들, PM분께 피드백을 받아 수정했다. 실무적인 지식도 부족하다고 느껴 리액트 웹앱 프로젝트도 열심히 했다. 9월 초에 점핏을 통해 열개 이상의 기업에 지원했고, 네 곳에서 면접연락이 왔다. 세번째로 면접은 본 곳은 홍대에 있는 포스기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였다. 집이 가까워서 좋았으나, 3년 이상 우대사항으로 적혀있어서 걱정이 앞섰다.

면접은 CTO분과 편안하게 진행되었다. 인성면접과 기술면접 모두 편안하게 답할 수 있었다. 결과는 합격이었고, 과제 전형이 진행되었다. 리액트로 달력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리덕스와 리덕스 사가를 쓰는 것이 가산점이었다. 주말에 시간을 갈아서 어찌저찌 개발했고, 리덕스 툴킷을 써서 전역상태관리를 처음 도입해보았다. 그렇게 과제 전형도 합격을 하고 최종 합격을 할 수 있었다.


네번째 면접은 공덕에 있는 가구 구독 스타트업이었다. 봤던 면접중에서 열린 분위기였고, 면접관들도 젊어보였다. 동료간 분위기도 좋아보였다. CTO, 프론트엔드, 백엔드 담당분이 돌아가면서 질문을 했다. 기업에 관심이 있는지, 기술을 생각하면서 쓰는지를 보는 듯했다. 면접 자체의 난이도는 좀 있는 편이었지만 대체적으로 답변을 잘 했다고 생각한다. 다음 날 결과가 바로 나왔는데, 탈락이었다. 아마 실무적으로 너무 부족했던 점이 컸던 것 같다. 리액트 경력이 적고, 전역상태관리 툴과 타입스크립트 도입 경험이 없었던 점이 탈락 이유라고 생각한다.


다섯번째 면접은 상암에 있는 방송국이었다. 기존 웹/앱 뉴스플랫폼을 새롭게 개선하는 프론트엔드 팀을 만들기 위해 사람을 뽑고 있었다. 면접은 편안하게 진행되었다. 기존에 프로젝트에 썼던 기술을 왜, 어떻게 썼는지와, 가벼운 인성 면접 및 개발에서 생긴 이슈들을 질문받았다. 30분 내로 빠르게 끝났다. 기다린 시간은 20분인데 면접은 30분만에 빠르게 끝나서 뭔가 쎄했다. 물론 서로 궁금한 점은 모두 물어보았지만 말이다. 중견기업이었지만 좋은 면접 경험은 아니었다. 현재 면접본지 2주가 되어가는데 연락이 없다. 탈락인 듯하다.


마지막 여섯번째 면접은 구로에 있는 테블릿 주문 메뉴판을 주력으로 하는 스타트업이었다. 면접에 앞서 과제 전형이 있었다. 테블릿 메뉴판을 리액트로 개발하는 것이었다. 추가 로직 구현 및 타입스크립트, atomic design으로 구현할 시 가산점이 주어졌다. 나는 타입스크립트와 atomic design은 잘 몰랐으므로 무식하게 추가 로직을 구현했다. 기존에 마포구청에서 개발할때도 코드보다 빠른 개발에 초점을 두고 해서 익숙했다. (물론 기술부채가 많이 있다...)

과제 전형 합격을 받고 면접이 진행되었다. 면접은 과제 코드리뷰 1시간, 면접 1시간으로 이루어졌다. 노트북을 들고가야하는 지 몰라서 면접 전에 서로 당황했다. 코드리뷰에 대한 말도 없어서 다대일로 피드백보는 줄 알고 긴장했는데 다행히 남이 풀어준게 아니라 본인이 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취지로 진행하는 것이라 했다.

면접은 인성면접 위주로 이루어졌다. 기술적인 부분은 핵심 개념 몇가지만 질문받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깊이 알아보려는 듯 보였다. 지원동기 및 미래계획, 리더십, 팔로우십, 동료관계, 개발성향, 업무성향등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난 사실 투머치토커인지라 재밌게 답변할 수 있었다. 내가 질문하는 차례에서도 다른 곳보다 더 편안하고 많이 질문했다. 그리고 답변도 좀 더 자세하게 돌아왔다. 스타트업에서 개발의 특징, 비즈니스적인 접근, react가 아니라 vue를 쓰는 이유, 개발 문화 등등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기업과 별개로 프론트엔드 팀장이 얼마나 팀에 신경을 쓰고, 진지하게 생각하는지 느껴져서 좋았다. 이상적인 팀을 꾸려나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면접 결과는 합격이었다. 마지막 컬쳐핏 면접은 인사팀과 전화로 편안하게 15분 가량 진행되었다.

취업 후기

취업하고 나니 후련했다. 3월부터 마음 편안하게 있던 날이 드물었다. 쉴때도 계속 성장해야한다는 압박감을 받았다. 한창 과제랑 면접보고 다닐때는 잠도 부족하고 피로도도 심해져서 힘들었다. 근거없는 자신감만으로 시작한 취업준비는 성공했다. 나는 막연한 계획을 해냈고, 스스로를 증명했다.


면접을 보러다니면서 점점 자신감이 붙어 나갔다. 기본적인 면접 형식은 비슷해서 할수록 익숙해졌다. 개발자치곤 말도 많은 편이라 스스로에 대해 말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평소 기록하던 습관도 도움이 되었다. 면접 후에 항상 복기하고, 면접 질문들을 정리해서 부족했던 부분을 오답노트 식으로 채워 나갔다. 처음 면접에 비하면 많이 성장했다. 많이 면접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어차피 기업이 사람을 뽑기 때문에 면접 자체의 분위기가 어떻든 사람과 사람이 아닌 기업과 사람으로 봐야 해서 입사는 면접외의 요소가 많이 작용한다. 연봉, 복지, 거리, 인상, 컬쳐핏 등이 그렇다.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나는 아직 에너지가 부족하다. 이제 취업에 신경 안 쓰고 입사해서 개발하고 싶다...


입사를 결심한 것은 추석 이후였다. 원래 입사를 미루고 더 공부해서 스스로의 기술을 성장한 후 취업하려는 생각도 있었다. 추석 때 집에 혼자있게 되어서 폐관수련 느낌으로 공부를 했는데, 회사에 나가서 하는 것보다 잘 되지 않았다. 일단 너무 심심하고 답답했다. 10월 말에 마포구청과 계약이 끝나고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입사해서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으로 보였다. 물론 더 힘들겠지만 더 재밌을 것이고, 돈도 더 많이 벌 수 있다.


이제 정말 프론트엔드 개발자다. 훈련소는 끝났고 자대 배치받았다는 이야기를 친구들과 우스개소리로 한다. 첫 출근은 설렘 반 걱정 반이다. 앞으로도 블로그 포스팅과 깃허브 관리, TIL는 놓지 않을 것이다. 성장해야한다는 압박감을 좀 더 내려놓고 편안하게 천천히, 하지만 길게 보면서 가려한다. 그리고 비즈니스적으로 개발하려 노력할 것이다. 개발자는 장인이 아니다.


입사를 결정하고 근 일주일 간은 거의 코드를 만지지 않았다. 공부도 하지 않았다. 이럴때 쉬어야지. 다음주부터 새로운 시작이니까.